
2014 Design for Asia Awards
Grand Award
오래된
골목길에서부터
마포구 염리동은 서울시 재정비촉진지구, 서민보호 치안 강화구역으로 선정된 주거 밀집 지역이자, 도시 슬럼화가 일어나고 있는 서울의 전형적인 올드타운입니다. 복잡한 길과 낡은 건물, 열악한 환경 관리 등으로 생활형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통계자료의 내용만이 아니더라도, 최근 불거진 재개발 문제로 이웃 간의 갈등과 불신이 점점 깊어지며 이 동네는 예전의 활력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관점에서
시작된 접근
우리만의 경험디자인 프로세스를 활용하여 그들의 생활과 문화, 환경적인 문제와 갈등에 대해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도시, 건축, 범죄 심리, 커뮤니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리서치를 진행했고, 서로의 관점과 시각을 공유하며 문제에 조금씩 접근해 갔습니다.
염리동의 노후된 지역 환경은 범죄 발생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주민 간의 심리적 유대감을 저하시키는 주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복잡한 지형과 오래된 건물구조는 주택무단침입, 특수절도 등의 범죄 기회요소로 작용했고, 이웃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골목의 사각지대에서는 많은 보행자들이 성범죄에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도 염리동의 많은 주민들이 직/간접적인 범죄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잠재적 범죄 피해 두려움도 매우 높게 나타났습니다.
새로운 시각,
새로운 방법을 찾다
지역 순찰 강화, CCTV 증설 등의 예방 방법은 비용, 운영/관리 측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범죄 예방 효과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염리동의 변화는 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커뮤니티 회복과 지역 환경 개선, 서로가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자생적인 범죄 예방의 모델이었습니다. 이를 위한 디자인의 역할은 주민의 심리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작은 단서, 최소한의 환경 변화를 통해 스스로가 변화의 가능성을 인지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염리동의 새로운 이름,
소금길
염리동이라는 지명은 오래전 있었던 소금 창고에서 유래된 것으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나쁜 것을 없애주는 소금의 의미를 살려, 우리는 이곳을 소금길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가 있는 골목
염리동의 복잡한 골목길은 보행자의 공간 인지도를 낮추고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줍니다. 만약, 복잡한 골목길에서도 쉽게 위치를 인지할 수 있다면?, 낯선 골목이지만 믿을 수 있는 이웃이 있다면? 우리는 주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골목을 상상했습니다. 이는 단지 정돈된 길이 아닌, 주민 스스로가 관심을 갖게되는 길,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갖게되는 길이며, 어둡고 두려웠던 동네에서 조금 더 걷고싶은 동네가 되는 길의 모습입니다.

가장 두려운 골목이
가장 걷고싶은 골목으로
골목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전신주는 소금길의 길잡이입니다. 지역 경관색이 고려된 노란색 전신주는 인적이 드문 1.7km의 골목길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하며, 1부터 69까지의 전신주 숫자를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운동 콘텐츠를 만나게 됩니다. 이제 소금길의 곳곳에서는 비상시 위치를 알릴 수 있는 비상벨과 안전지킴이 집, 바닥 놀이터, 알록달록한 벽화 골목 등 예전과는 달라진 골목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경험이
바꿔놓은 놀라운 결과
염리동의 지역 커뮤니티는 프로젝트가 종료된 이후 현재까지도 마을을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종료 후 설문조사에 따르면, 78.6%의 주민들이 소금길 프로젝트가 지역의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56.5%가 과거에 비해 안전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또한, 42.3% 의 주민이 이전보다 이웃과의 관계가 좋아졌다고 응답해 전반적으로 소금길 프로젝트가 주민의 삶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