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 녹산공장의 OP룸은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제강 공정 전체를 책임지는 공간이자, 섭씨 1600도가 넘는 전기로를 안전하게 조작하는 공간이에요. 직원들은 이곳에서 안전 보호구를 잠시 벗어두고 휴식을 취하거나, 생산 공정을 모니터링하며 모든 업무들을 공유하죠. 기능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OP룸은 직원들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 공간이지만, 기존의 환경은 아쉬운 점이 많았어요. 전기로의 큰 소음과 진동이 회의 테이블까지 전해지고, 문 틈으로는 뜨거운 열과 분진이 새어 들어오기도 했으니까요. 여러가지 기능이 혼재된 공간이다 보니 업무 집중도와 시설 유지 관리에도 어려움이 많았고, 무엇보다도 안전에 대한 모두의 관심과 노력을 쉽게 체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우리는 이 공간이 직업에 대한 존중과 자부심, 안전에 대한 확실한 경험의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했어요. 단순히 공간의 겉모습이나 기능을 개선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공간의 개념과 작동 방식을 개선하고자 했죠. 직원들의 출퇴근 여정과 업무 경험을 안전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설계한 대한제강 OP룸을 소개할게요.